카타르 월드컵 직관

[카타르 월드컵 직관] 7일 차 여행기 (알미라 마트, 알카이마 식당 후기, 곽튜브님, 일본-스페인전)

슐레이만 2023. 1. 17. 09:49

7일 차 (12월 1일 목요일)
일정: Al meera 마트 - Al Khaima 식당 w 곽튜브님- 일본 v 스페인 @ Khalifa International Stadium

매일 직관을 하니 피곤했다.
이 날은 느지막히 일어나 사무실에 돌릴 물건을 사러 마트에 갔다.

익숙해진 숙소 앞 거리
비싼 영국차가 여기선 저렴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경력이 있어 차를 즐기는듯 했다.
중동 = 대추야자. 견과류 들어 있는 게 맛있었다.
양념도 많았다. 건강한 BBQ소스도 있었다. 나를 위한 선물로 가능해 보였다.

쉬다가 저녁에 도착한 알카이마 식당.
한국인 일본일들 사이에서 너무나 유명하다. 실제로 입맛에 잘 맞았다.
일본 스페인전 보기 전 고라니를 만나 같이 먹었다.

난 중동 음식이 좋다. 훔무스, 민트, 중동 샐러드 다 좋았다. / 저 빵도 쫄깃하니 맛났다.
감튀 뒤에 숨은 램찹. 많이 먹으려 했는데 이 날은 테이블 당 제한이 있었다. / 그릴드 치킨. 담백해서 좋았다.


밥 먹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본 한국인이 걸어 들어왔다.
곽튜브님이셨다. 나도 모르게 목례를 했는데 내가 뻘쭘하지 않게 받아주셨다.

역시 스타는 다르다.

우리 테이블 쪽에 뭐가 맛있냐고 물으신 후 메뉴를 시키셨다.

그리곤 카타르와 본인 과거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날 영알남, 딕헌터, 티아라 소연님도 뵐 수 있었다.

실물깡패.

지하철 타고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경기장 입성

 

종합경기장인데도 뷰가 좋았다.
이 날은 나름 중립을 지키기 위해 일본과 스페인 국기를 들었다.

경기장 MC분. 눈에서 방송감을 찾으려는 레이더가 나왔다.

일본 선수들도 입장하자마자 일자로 서서 팬들에게 인사해줬다. 그런 점에서 우리와 많이 닮은듯했다.

경기 시작 직전 나오는 영상. 들을 때마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들뜬 마음이 생긴다.
모교에서 축제하면 비닐봉지를 나눠주는데 그게 일본 영향이 있나 싶었다.

일본팬들 근처에서 직관했다. / 다행히(?) 우리 바로 앞까지만 일장기가 펼쳐 졌다.
골문 앞에서 위협적이었던 모라타
뒷짐에서 전문가 포스가 느껴졌다. / 하드워커 그 자체였던 마에다

우아한 원조 티키타카. 이때까지만 해도 스페인이 압승할 것 같았다.

전반까지는 스페인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골 라인이 넘어갔는지 체크하는 장면

후반 들어 터진 일본의 역전 골 / 믿을 수 없는 당시 순위. 경기장이 술렁거렸다.
승리를 거둔 일본 선수들

승리를 팬들과 자축하는 일본 선수단

집에 가는 길. 이 날도 험난했지만, 질서가 유지됐다.

일본 스페인전은 한국 경기를 제외하고 가장 즐겁게 봤던 경기였다.
경기 자체가 말 그대로 자강두천이었다.
일본의 후반 집중력, 전방압박, 속공과 스페인 티키타카가 정면 충돌하는 장면이 많았다.

 

일본 선수들의 끈질긴 압박과 마음이 미토마의 결정적인 크로스로 이어져 승리로 결실을 맺은 것 같았다.

 

경기가 끝나니 나와 고라니도 전세계인의 축하를 받았다.  

해외 친구 분들 입장에서는 내가 일본인인줄 알았을 것이다.

실제로 '어디서 왔냐'는 질문에 '교토에서 왔다'는 하얀 거짓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의 순수한 동심을 깨트릴 수 없었다. 아리가또와 감사합니다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숙소로 향했다.

 

이 날은 경기를 너무 재밌게 봐서 계속 들뜬 상태였다.
'우리나라도 이길 수 있을까?', '우리도 16강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연신했다.

재밌는 경기를 봐서 행복한 마음 반, 일본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해 부러운 마음 반으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