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직관

[카타르 월드컵 직관] 5일차 여행기 (카타르에서 세탁기 고친 후기, DFC, Turkey Central 후기, 웨일스-잉글랜드전)

슐레이만 2022. 12. 24. 01:21

5일 차 (11월 29일 화요일)
일정: 카타르에서 세탁기 고치기 - Doha Festival City Mall - Turkey Central 식당 - 웨일스 v 잉글랜드전 @ Ahmad Bin Ali Stadium

아침에 고라니 집 세탁기가 고장 났다.
카타르 수리 기사님을 불렀다. 의외로 빨리 오셔서는 세탁기를 여기저기 때리는 고전적인 방법을 쓰셨다.

수리 기사님은 결국 메인보드를 갈아야 한다면서 언젠간 연락하겠다고 하곤 가셨다.
근데 믿을 수 없지만, 다음 날 세탁기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됐다. 역시 인샬라.

카타르에서는 뭐든지 시간이 해결해주는 듯했다.

점심때쯤 도하 페스티벌 몰로 이동했다.

점점 익숙해졌던 바깥 풍경.
DFC는 IKEA, 대형마트 등 많은 업체가 입점해 있었다.

 

DFC로 온 목적은 파이브가이즈였으나, 구글지도와 달리 폐점했는지 없었다.
아쉬운 대로 셰이크쉑 더블 쉑버거를 먹었다. 가격은 레모네이드까지 2만 원 정도.

한국과 비교하자면, 빵이 다른 느낌이었다. 더 노랗고 고소했다. 눈으로 한번, 입으로 한번 즐거운 식사였다.
레모네이드도 적당히 달고 정제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처음 먹어봤는데 버거랑도 잘 어울렸다.

더블쉐끼 버거와 레모네이드. 마치 악어와 악어새 같이 서로가 서로를 돕는 상부상조 조합이었다.


걷다가 도하 에디션 모노폴리를 발견했다. 특이한 건축물이 많은 도하와 잘 어울렸다.

도하와 모노폴리를 사랑한다면 살만할 것 같았다.


월클 액자를 팔고 있었다. 여기도 BTS가 있었다.

월클라인 ELON MUSK, MESSI, BTS, 슐레이만 레츠고


프랑스 대형마트 체인 모노프릭스에 방문했다.
월드클래스 비비고 김과 삼양 불닭볶음면을 발견했다.

비비고와 불닭볶음면. 해외 한정 한식 2대장이다.

월클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K스낵도 있었다.

한인 마트 바이브.

세계 각지의 초콜릿도 많았다.

반가운 게이샤 초콜렛과 친해지고 싶은 킷캣 다크 민트초코맛 초콜렛이다.

삼다수, 백산수, 아리수 밖에 모르는 나에겐 어려운 고급 식수 공간도 있었다.

술처럼 전시한 비싼 워러들. 아리수가 고마웠다.

전체적으로 한국 마트에 비해 훨씬 고급스러웠다. 역시 자본의 힘인가 보다.

외국은 사과 종류가 참 많고 참 맛있다. / 외계인 실험실 같았던 해산물 코너.


장을 간단히 보고 숙소에 잠시 들렀다.

고민 끝에 카타르 국산품인 NICE 감자칩을 골랐다. 케첩맛이 강하진 않았지만, 맛났다.

20분 고심해서 고른 케찹맛 감자칩. 알고보니 경기장에서 똑같은 감자 칩을 팔고 있었다.

 

고라니와 경기 전 저녁을 먹으러 현지인 맛집 Turkish Central을 찾았다.

훔무스 같은 중동 음식이 많이 당겼는데 아랍인들 사이에서 즐거운 식사였다.

현지인 맛집. 걸레빵(?)과 훔무스가 정말 맛있었다.

램찹과 Mixed Grill을 시켰다.

빵에 훔무스를 찍어서 먹다가 램찹을 한 입하고 양파 고수 무침을 먹어주면 그야말로 아름다운 식사였다.

곁들어 먹는 양파 고수 무침도 맛있었다. 기름 제거 목적으로 같이 나온 얇은 빵은 다들 먹지 않는듯했다.

 

밥을 배불리 먹고 웨일스 잉글랜드 전을 보러 Ahmad Bin Ali 경기장에 도착했다.
이 경기장은 특이하게 잉글랜드와 웨일스 국기를 경기장 겉면에 띄워줬다.
끝나고 나와서 보니 이 날 경기의 승자인 잉글랜드 국기만 띄워줬다.

이 날 웨일스 국기를 들었는데 웨일스가 졌다.


경기장 입성. 나는 웨일스 응원단 근처에 앉았다.

웨일스가 58년 이후 첫 월드컵이어서 남녀노소 직관하러 많이 오셨다.


코너킥 중계 화면에 쓰이는 카메라인듯한데, 선수들 이름과 얼굴이 표시된 자료가 눈에 띄었다.

직관의 좋은 점이 이렇게 소소한 디테일을 볼 수 있어서였다.

영국 라인업 소개 장면.
웨일스 팬들은 계속 야유하다가 6번 해리 매과이어 소개가 나올 때만 환호했다.

역시 영국 국민 개그맨 매과이어..인 줄 알았으나 이 날 활약이 좋았다.

웨일스 응원단 쪽에서 듣는 영국 라인업 콜 장면. 매과이어 소개할 때 박수가 나온다..

베일이 가까이 와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잉글랜드 친구가 걸어 내려와 시야를 가렸다.
등판의 세 알파벳을 보곤 순간 언짢았던 나의 경솔함을 깨달았다.

두 유 노우 흥민쏜?

웨일스 베일. 이 날 경기에서 활약하지 못했다.
국대에서만 활약하는 애국자형 선수라 기대를 많이 했으나, 폼이 많이 떨어진듯했다.

가레스 베일. 은퇴 전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아론 램지도 봤다. 램지도 애국자형 선수여서 기대했으나 특유의 전진성이 나오지 않았다.

후훗 난 미드필더니까.. / 잉글랜드 3부 리그 고향팀 스완지시티에서 뛰고 있는 조 앨런.


PL에서 봤던 선수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PL 직관 맛보기 느낌이었다.
멀리 떠나와 직장 동료를 적으로 만난 벤 데이비스와 해리 케인
필 포든 코너킥 장면.

 

꿀팁 경기가 재미없을 땐 관중석을 구경하자.

오후 10시 경기기도 하고 웨일스가 못해도 너무 못해서 조금 졸렸다.

어수선해진 분위기에 관중석을 둘러봤더니 응원단 쪽에서 팬들끼리 주먹질하며 싸우고 있었다.

역시 축구 원조집은 달라도 뭐가 달랐다. 보안 요원이 말려도 서로 엉키고 난리였는데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은 것 같았다.

웨일스 분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듯 보였다. 역시 원조집.

잉글랜드 유재석인줄 알았던 매과이어. 월드컵 기간 동안은 잉글랜드 김민재였다.

날이면 날마다 있지 않은 든든한 매과이어.

경기결과 3대0 잉글랜드의 승리.
잉글랜드에서 인상 깊은 선수는 주드 벨링엄이었다. 죽은 볼도 템포 살려서 자유자재로 연계해주는 게 놀라웠다.

공격 시에는 부드럽게 탈압박해서 연계 후 박스 안 침투, 수비 시에는 빠르게 압박하거나 커버를 해주는 모습이었다.

몸싸움, 헤딩 경합까지 해주니 전천후 국밥형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래시포드는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하지 않았는데 너무나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빠르고 위협적이어서 웨일스 측면은 공격할 새도 없이 수비만 했다.

거기에 필드 골과 프리킥 골까지 넣었으니 순도 높은 활약이었다.

 

웨일스는 정말 실망 많이 했다.

잉글랜드가 측면을 지배한 것도 있지만, 웨일스가 잘하는 측면 역습은 없었고 가드 올리고 수비만 하는 모양새였다.

웨일스 팬들이 부르는 전통 민요 비슷한 응원가(YMA O HYD)가 가장 인상 깊었다.

 

TV와 인터넷으로만 보던 선수들을 직관할 수 있는 경험하는 좋은 경기였다. 덕분에 추억도 많이 떠올랐다.

나와 고라니는 경기가 끝나기 5분 전에 나와 집으로 갔다. 그렇게 카타르에서의 5일 차 여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