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직관

[카타르 월드컵 직관] 3일차 여행기 (카타르 Al Meera 마트, 벨기에-모로코전, FIFA 팬 페스티벌 & 월드컵 박물관 등)

슐레이만 2022. 12. 18. 22:47

3일 차 (11월 27일 일요일)
일정: Al Meera 마트 - 벨기에 모로코전 직관 - FIFA 팬 페스티벌

 

느지막이 일어나 숙소 근처 며칠간 먹을거리를 사러 Al Meera 마트로 향했다.

도하의 겨울은 매우 건조하고 뜨거웠다. 한낮에 30도쯤 됐다.
다 먹을 엄두가 안 났던 월드컵 기념 프링글스 (약 8천원)
마트에서 만난 작은 한국 / 꿀이랑 차가 저렴한 편이어서 좋았다. 
5만원 어치 장을 봤다 / 브런치로 브라질산 소고기를 먹었다 (3-4천원 어치). 정말정말 질겨서 턱근육이 펌핑됐다.

 

우버를 타고 벨기에 모로코전을 보러 Al Thumama stadium으로 향했다.

일도 좀 하고 빈둥거리다 경기시작 1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다.

가다가 너무 막혀서 내려서 30분 정도 걸어 경기장에 도착했다.

카타르 전통모자에서 영감을 받은 알투마마 경기장. 나한텐 이쁜 우주선 같이 보였다.

 

도착해보니 벨기에 팬은 거의 없고 모두 모로코 사람들이었다.

나는 모로코 열정맨들 옆에서 경기를 봤다 / 정말 90분내내 정신 없었다.

멋진 오프닝장면. 중간부터 모로코 팬들의 올레올레가 들린다.
(소리주의) 모로코 국가 떼창. 싸이 콘서트급 떼창을 들으며 모로코 승리에 확신이 들었다.

전반전 시작.

벨기에 아자르가 폼을 조금 올린듯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하키미 지예흐의 빠른 발과 드리블을 이용한 모로코의 역습이 위협적이었다.

모로코 선수들은 창과 방패만 없을뿐 전장의 전사처럼 경기에 임했다.

아자르, KDB, 하키미, 지예흐가 전반 내내 계속 부딪혔다.

 

벨기에 공격 - 모로코 역습 장면.

모로코 팬들은 벨기에가 공을 잡으면 온갖 괴성을 냈다. 휘파람, 호루라기, 야유, 새소리를 쏟아내다가 모로코가 역습을 나가면 쑥! 쑥! 쑥! 외쳤다. 

쑤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옆에 분들이 다들 흥분하셔서 차마 묻지 못했다.
(야유주의) KDB의 프리킥 장면 

후반에도 비슷했다. 다만, 벨기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자신감에 찬 모로코가 에너지로 눌러버리는 양상이었다.

경기 결과 2대0 모로코의 승리. 우리나라 팬들도 이 정도로 열정 있게 응원하면 4강 신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골이 들어간 프리킥 차기 직전 / 골이 들어가자 의자의 본래 용도를 까먹은 팬들 / 경기 끝난 후 모로코 선수들. 멋졌다.

 

사실 이 경기를 보러 온 이유는 티에리 앙리 때문이었다.

역시나 정말 엄청난 팬인데 그에게 표현할 방법이 없어 아쉬웠다.

너무 멀기도 하고 모로코 팬들이 뭐하냐고 물어볼 것 같아 셀카는 찍지 못했다.

멋진 그의 모습. 역시 킹앙리다. 

 

경기가 끝난 후 고라니와 접선하기 위해 팬 페스티벌로 떠났다.

가는 길에 택시 아저씨들이 호객을 해서 흔들렸지만, 한다면 하는 한국인답게 버스 정류장을 찾아갔다.

한 30분을 걸어서 경기장에서 팬페스티벌로 가는 버스를 탔다.

 

팬 페스티벌 도착.

 

팬 페스티벌 안에는 기념품을 파는 피파 스토어, 코카콜라, 아디다스, 현대자동차 부스 등 볼거리가 많았다.

피파 스토어를 구경하는데 웬 미국인 아저씨가 미국에 있는 한국 지인에게 보낼 사진을 요청하셨다.

알고 보니 미국 축구대표팀 웨스턴 맥케니 아버지셨다. 파더 맥케니는  부산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하셨다고 한다.

맥케니 형과 조카는 나랑 고라니가 누군지도 모른 채 파더 맥케니의 부름에 같이 사진을 찍었다.

카타르에서 가장 큰 피파스토어 / 파더 맥케니는 매우 친절하셨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웨스턴 맥케니를 응원하기로 했다.

 

아디다스 부스를 구경갔다.

스페인-코스타리카 전에서 사용한 공인구 / 지금보니 약해 보이는 독일 대표팀의 사인 져지
대한민국 축구의 보배 손흥민 선수를 발견했다.
그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커튼을 치웠다.
냉장고를 열어 보니 싱싱해 보이는 카타르 월드컵 골든 부츠가 있었다. 모조품이 아닌 실제 득점왕에게 수여할 골든 부츠였다.
아디다스 부스에는 눕관할 수 있는 장소도 있었다.

 

탄력 받아 현대 FIFA 특별 전시관을 방문했다.

전시관 외관이 특이했다. 친환경소재인듯 했다.

 

최초의 월드컵인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2018년도 러시아 월드컵까지의 기록이 있었다.

1920 혹은 30년대 미국 대표팀 져지 / 우리나라가 최초로 참가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 행거치프
줄리메컵 모조품 / 스티븐 제라드 사인 져지
BTS와 박지성 사인져지. 마음 속 태극기가 펄럭거렸다.
2002년 월드컵 섹션. 올리버 칸의 장갑과 호나우두의 사인 져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2002년 월드컵 입찰문서.
신기한 게 많았다. 특히, 프랑스와 승부차기를 대비해 디테일하게 제작한 벨기에 대표팀의 승부차기 노트가 신기했다. 
대망의 월드컵 트로피. 사람으로 많이 붐볐다. 모조품이었겠지만, 고급스러워 집에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팬 페스티벌 떠나기 전 한 컷. 엄청난 규모와 인파에 따봉이 절로 나왔다.

엄청 큰 화면으로 축구도 보고 DJ 공연도 즐길 수 있었다. / 포즈를 취하라길래 옆에 애꿎은 라이브를 따라했다.

 

팬 페스티벌에서는 너무 복잡해 우버를 잡기 어려웠다.

우버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좀 걸었는데 사디오 마네와 노이어 빌딩을 만났다.

그렇게 카타르에서 둘째 날 일정이 끝났다. 나는 다음 날 있을 가나전을 기대하며 잠에 들었다. 끝.

선수 빌딩과 함께 어디선가 계속 월드컵 노래가 나와 도시 어디서나 월드컵을 느낄 수 있었다.